센서등 아래 서 있던 여자
인천에서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저는 그 집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주 좋은 집은 아니었습니다.
역세권도 아니었고,
새 아파트도 아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건 옆 빌라의 회색 벽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월세가 감당할 만했고,
회사까지 버스로 스무 분 정도면 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혼자 살기에는 깨끗했습니다.
부동산 직원은 마지막으로 현관문을 닫으며 말했습니다.
“여자 혼자 살기도 괜찮아요. 이 동네 조용해요.”
그때 저는 그 말을 좋은 뜻으로 들었습니다.
조용하다.
사람이 별로 없다.
밤에도 시끄럽지 않다.
그런 의미로요.
나중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너무 조용한 집에서는, 원래 없어야 할 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그리고 그 집에서 제가 가장 무서워하게 된 것도
방문도,
창문도,
화장실도 아니었습니다.
현관 천장에 달려 있던 작은 센서등.
사람이 지나가면 노란빛으로 켜졌다가
잠시 뒤 저절로 꺼지는,
아주 평범한 등이었습니다.
인천의 오래된 주택가
집은 인천의 어느 오래된 주택가 안쪽에 있었습니다.
큰길에서 버스를 내려 편의점을 지나고,
세탁소와 작은 분식집 사이로 난 골목에 들어가면
공기의 느낌부터 달라졌습니다.
대로변에는 늦은 시간까지 차가 다녔습니다.
배달 오토바이도 많았고,
술집에서 사람들이 웃는 소리도 났습니다.
그런데 골목을 두 번쯤 꺾으면 그런 소리가 갑자기 멀어졌습니다.
붉은 벽돌 다세대주택과
회색 타일로 마감한 빌라가 빽빽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 간격은 좁았고,
복잡하게 얽힌 전선들이 머리 위를 가로질렀습니다.
낮에는 평범했습니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아주머니.
택배 상자를 들고 뛰어가는 기사.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
주차 문제로 전화를 하는 사람들.
하지만 밤 열두 시가 넘으면
동네 전체에서 사람이 사라진 것처럼 조용해졌습니다.
멀리서 개가 짖는 소리.
어디선가 떨어지는 물방울.
보일러가 돌아가며 배관을 울리는 진동.
가끔 골목을 지나가는 자동차 타이어가 젖은 도로를 문지르는 소리.
그런 것만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그 조용함이 좋았습니다.
본가에서는 가족들이 움직이는 소리에 잠이 자주 깼기 때문입니다.
혼자 살면 편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자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요.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3층 끝집
빌라는 4층짜리였습니다.
엘리베이터는 없었습니다.
1층은 절반 정도가 필로티 주차장이었고,
주차장 깊숙한 곳에 좁은 계단이 있었습니다.
계단 조명도 센서식이었습니다.
한 층 올라갈 때마다
위쪽 불이 먼저 켜지고,
뒤쪽 불은 몇 초 뒤 꺼졌습니다.
밤늦게 혼자 올라가면
제가 지나온 층이 하나씩 어두워졌습니다.
2층.
탁.
3층.
탁.
아래쪽 불이 꺼지고 나면,
마치 어둠이 뒤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제 방은 3층 끝집이었습니다.
계단을 올라오면 현관 두 개가 서로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 집.
하나는 맞은편 집.
제가 이사했을 때부터 맞은편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신발도 없었고,
우산도 없었고,
택배 상자가 놓여 있는 것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비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늦은 밤,
그쪽에서 문 닫히는 것 같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철컥.
조용.
그 정도였습니다.
제 집 현관을 열면 바로 작은 주방이 나왔습니다.
왼쪽에는 신발장.
오른쪽에는 싱크대.
그 뒤로 방 하나가 길게 이어졌습니다.
침대는 가장 안쪽 벽에 붙였습니다.
옆으로 누워 벽을 보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등을 방 전체 쪽으로 하고 자는 일이 많았습니다.
침대에서 현관까지는 불과 몇 미터였습니다.
고개만 들면 주방 너머 현관이 보였습니다.
현관 천장에는 작은 센서등이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탁.
노란빛이 켜졌습니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약 20초 뒤 꺼졌습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테스트도 해봤습니다.
현관에서 손을 흔들면 켜졌습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꺼졌습니다.
발을 한 번 움직이면 다시 켜졌습니다.
침대에서는 아무리 몸을 뒤척여도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센서 범위가 거기까지 닿지 않았습니다.
그건 제가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사실이
저를 안심시키는 게 아니라
더 무섭게 만들었습니다.
창문 너머의 벽
방에는 작은 창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풍경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바로 옆 건물의 벽.
거리가 아주 가까웠습니다.
건물 사이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사람 한 명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옆 빌라에는 작은 주방 창문과 욕실 환풍구가 있었습니다.
밤이면 다른 집의 생활 소리가 들렸습니다.
설거지하는 물소리.
수도관을 타고 울리는 샤워 소리.
누군가 기침하는 소리.
아주 가끔 말소리.
정확한 말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벽을 통과하면서 낮고 둔한 웅얼거림만 남았습니다.
도시에서 혼자 산다는 건 묘한 일이었습니다.
옆집 사람 얼굴은 모르는데
그 사람이 몇 시쯤 샤워하는지는 알게 됩니다.
윗집 사람 직업은 모르는데
매일 새벽 한 시에 의자를 끈다는 건 압니다.
그리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제가 몇 시에 집에 들어오는지,
몇 시에 샤워하는지,
언제 불을 끄는지
소리만으로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그때는 그 생각을 오래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머리카락을 만진 것
이사하고 열흘 정도 지났을 때였습니다.
겨울이 막 시작되던 때였습니다.
그날 인천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습니다.
골목을 걸어오는 동안 코와 귀가 얼얼했습니다.
집에 들어와 보일러를 켰습니다.
라면을 먹고,
샤워를 하고,
새벽 한 시쯤 침대에 누웠습니다.
방은 조용했습니다.
가끔 보일러 배관에서
딱.
하고 금속이 수축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윗집인지 옆집인지 모를 곳에서
의자를 끄는 소리도 한 번 들렸습니다.
그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릅니다.
누군가 제 머리카락을 당기는 느낌에 눈을 떴습니다.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베개 밑에 눌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당겨졌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했습니다.
몇 가닥을 손가락에 감은 것처럼
천천히 뒤로 잡아당겼습니다.
두피가 팽팽해졌습니다.
저는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등 뒤에 누군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아주 가까이 있을 때 느껴지는
이상한 거리감이 있습니다.
소리는 없는데,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
등 한가운데만 차가워지는 느낌.
누군가 시선을 오래 두고 있다는 확신.
그게 있었습니다.
곧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이 내려오는 느낌이 났습니다.
사락.
정수리에서 귀 뒤로.
다시.
사락.
빗질하듯이.
저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불을 켜야 한다고.
그런데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움직였는데도 이 손이 계속 움직이면 어떡하지.
그 생각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아니,
움직여 보려고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주 조금 눈을 떴습니다.
벽을 보고 누워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흰 벽만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 얼굴 바로 앞에
다른 얼굴이 있었습니다.
너무 가까워서
처음에는 얼굴 전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이 먼저 보였습니다.
찢어질 듯 크게 뜬 눈.
눈동자 주변으로 흰자가 넓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 아래 코.
그리고 입.
여자처럼 보였습니다.
긴 머리카락 일부가 얼굴 옆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 얼굴은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반기거나 즐거워서 웃는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무서워하는 걸 보고 웃는 얼굴.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얼굴이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코끝이 닿을 것 같았습니다.
눈을 감고 싶었는데 눈꺼풀도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얼굴이 제 얼굴과 겹쳤습니다.
차가운 물속에 얼굴을 집어넣은 것처럼
이마부터 턱까지 무언가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귀가 아니었습니다.
생각 사이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 들어오는 느낌.
“이건 아무도 못 빼.”
그리고 웃음소리.
저는 그다음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침의 논리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방은 너무 평범했습니다.
햇빛이 커튼 틈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휴대폰도 그대로였습니다.
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창문도 닫혀 있었습니다.
머리를 만져봤습니다.
아픈 곳도 없었습니다.
거울을 봤습니다.
얼굴에도 아무 흔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합리적인 설명을 골랐습니다.
가위눌림.
검색해보니
수면마비 때 누군가를 보거나,
목소리를 듣거나,
몸을 만지는 감각까지 느낄 수 있다는 글이 많았습니다.
설명이 됐습니다.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안심이 됐습니다.
저는 그날 출근했고,
동료들과 점심을 먹었고,
저녁에는 그 일을 조금 우습게 생각하기까지 했습니다.
혼자 살아서 예민해졌나 보다.
그렇게 넘겼습니다.
검은 네 사람
3~4일 뒤,
또 깼습니다.
이번에는 깨는 순간부터 이상했습니다.
방이 너무 선명했습니다.
책상 위 물병.
충전 케이블.
의자에 걸쳐둔 카디건.
창문 가장자리에 맺힌 결로.
전부 실제 방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나 지금 깨어 있나?’
그때 방 안쪽에 사람들이 있는 걸 봤습니다.
네 명.
전부 검은 형체였습니다.
가장 앞에는 남자처럼 보이는 넓은 어깨.
그 옆에는 긴 머리를 한 여자.
뒤쪽에 두 개의 형체가 더 있었습니다.
그 둘은 사람인지도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는 벽에 붙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현관 쪽에 서 있었습니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검은색이 너무 짙어서
빛이 닿지 않는 게 아니라
그 부분만 공간에 구멍이 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게 더 무서웠습니다.
제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다시 정신을 잃듯 잠들었습니다.
아침에는 또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가위.
이번에는 오히려 첫 번째보다 덜 무서웠습니다.
두 번째가 되면 인간은 공포에도 이름을 붙입니다.
가위눌림.
수면마비.
환각.
스트레스.
이름을 붙이면
조금 통제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집니다.
새벽 계단
그 뒤부터 집에서 아주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은 새벽 세 시쯤 깼습니다.
계단에서 누군가 올라오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 빌라는 계단을 올라오면 소리가 잘 울렸습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2층 센서등이 켜지는 기척.
조금 뒤 3층 센서등이 켜지는 빛이 현관문 틈으로 희미하게 들어왔습니다.
발소리가 제 층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저는 누워서 기다렸습니다.
맞은편 집으로 들어가겠지.
철컥.
문 닫히는 소리가 나겠지.
그런데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1분.
2분.
5분.
다시 내려가는 소리도 없었습니다.
저는 현관 쪽을 보다가 잠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문을 열어봤지만
복도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주차장에서 자동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쾅.
그 뒤에 계단으로 올라오는 발소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분 뒤—
집 안 현관 센서등이 켜졌습니다.
탁.
저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몸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센서등만 켜져 있었습니다.
약 20초가 지났습니다.
탁.
꺼졌습니다.
처음에는 기계 오류라고 생각했습니다.
센서라는 게 원래 민감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일이 몇 차례 있었습니다.
이상했지만
이상하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의 소음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야근도 하지 않았습니다.
술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평소보다 피곤하지도 않았습니다.
밤 11시 조금 넘어 집에 들어왔습니다.
샤워를 하고,
휴대폰을 보다가,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너무 시끄러워서 깼습니다.
처음에는 윗집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곧 알았습니다.
멀리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제 집 안이었습니다.
사람 여러 명이 좁은 방에서 움직일 때 나는 소리.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
누군가 발을 옮기는 소리.
무언가를 바닥에 내려놓는 소리.
작게 웅성거리는 목소리.
말의 내용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세 명이나 네 명이
제 방 안에 있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처음에는 무섭지 않았습니다.
반쯤 잠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가에 살던 습관 때문인지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엄마가 뭐 하는 거지.’
조금 짜증도 났습니다.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지.
저는 벽을 보고 누워 있었습니다.
눈을 떴습니다.
벽에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사람 그림자.
여자였습니다.
긴 머리.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었습니다.
몸도 약간 앞으로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마치 침대 위의 무언가를 내려다보는 자세.
그림자의 뒤쪽에서는
여전히 소리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사각.
툭.
작은 웅성거림.
누군가 체중을 한쪽 발에서 다른 발로 옮기는 듯한 마찰음.
저는 몇 초 동안 그 그림자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 생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엄마.
바로 다음 생각.
아니지.
그리고—
나 여기 혼자 사는데.
그 순간 잠이 완전히 깼습니다.
심장이 한 번 세게 뛰었습니다.
쿵.
저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뒤를 돌아봤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방 안에는 사람 하나 없었습니다.
책상.
의자.
주방.
빨래건조대.
전부 그대로였습니다.
웅성거리던 소리도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너무 조용해서 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현관 쪽은 밝았습니다.
센서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그림자가 만들어지는 위치
노란 센서등 빛이 주방 바닥을 지나
제가 누워 있던 방까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침대 위에 앉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센서등이 왜 켜져 있지.
제가 일어나서 켜진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일어나기 전부터 켜져 있었습니다.
침대에서는 센서가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건 이미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저는 천천히 벽을 돌아봤습니다.
그림자는 사라졌습니다.
노란 빛만 벽 아래쪽에 닿아 있었습니다.
그때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자는 빛이 있어야 생깁니다.
그리고 빛만으로는 그림자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빛과 벽 사이에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머릿속으로 방 구조를 그렸습니다.
현관 센서등.
주방.
침대.
제가 보고 있던 벽.
아까의 그림자 위치.
그림자를 만들려면—
무언가가
침대 옆,
제 등 뒤 가까이에 있어야 했습니다.
제가 벽을 보고 자는 동안
바로 뒤에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팔 전체에 소름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천천히 옆을 봤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전까지 그 자리에
누군가 서 있었다고 상상하자
오히려 빈 공간이 더 무서웠습니다.
센서등이 꺼졌다
20초쯤 뒤였습니다.
탁.
센서등이 꺼졌습니다.
갑자기 방 전체가 어두워졌습니다.
저는 짧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침대 옆 스탠드를 켰습니다.
천장등.
주방등.
화장실등.
집 안의 불을 전부 켰습니다.
현관문을 확인했습니다.
도어락은 잠겨 있었습니다.
보조 걸쇠도 걸려 있었습니다.
신발장.
화장실.
샤워커튼 뒤.
침대 밑.
옷장.
전부 확인했습니다.
창문 잠금도 걸려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무서웠습니다.
누군가 침입했다면
경찰을 부르면 됩니다.
문을 바꾸면 됩니다.
CCTV를 확인하면 됩니다.
그런데 아무 흔적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모든 걸 분리해서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소리.
수면 환각.
그림자.
가위눌림.
센서등.
오작동.
각각 따로 보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장면으로 이어놓으면 이상했습니다.
사람들이 방 안에서 움직이는 소리에 깬다.
벽에는 긴 머리 여자의 그림자가 있다.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하지만 현관 센서등은 켜져 있다.
그걸 전부 우연이라고 하려면
우연이 너무 많이 필요했습니다.
CCTV
다음 날 집주인에게 연락했습니다.
귀신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센서등이 밤에 혼자 켜진다고 했습니다.
혹시 전기 문제일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집주인은 기사를 보내 확인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하나 더 물었습니다.
“건물 CCTV 볼 수 있어요?”
1층 출입구와 주차장,
계단 일부가 찍힌다고 했습니다.
제 현관 바로 앞까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날 새벽을 확인해달라고 했습니다.
며칠 뒤 연락이 왔습니다.
특별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잠든 뒤
건물 안으로 들어온 외부인은 없었습니다.
그 시간에 3층까지 올라간 사람도 없었습니다.
정상이라면 안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더 불안해졌습니다.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 아니라면?
그 생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맞은편 집
그때부터 맞은편 집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늦은 밤,
철컥.
현관 손잡이를 돌리는 것 같은 소리.
또 어떤 날은 문 아래 아주 얇은 틈으로 불빛이 비쳤습니다.
새벽 두 시.
세 시.
몇 시간씩 불이 켜져 있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TV 소리도 없었습니다.
신발도 없었습니다.
며칠 뒤 건물 관리하는 아주머니를 계단에서 만났습니다.
저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습니다.
“맞은편에는 어떤 분 살아요?”
아주머니가 제 층을 올려다봤습니다.
“맞은편?”
“네.”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거기 비어 있어.”
저는 웃었습니다.
“아니에요. 가끔 소리 나던데요.”
아주머니도 웃었습니다.
“착각했겠지. 몇 달째 공실이야.”
저는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문 열어볼까요?”
아주머니가 말했습니다.
저는 순간 거절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확인하지 않으면
그날 밤 더 무서울 것 같았습니다.
아주머니가 열쇠를 가져왔습니다.
문이 열렸습니다.
안은 비어 있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작은 방.
주방.
욕실.
벽에는 못 자국 몇 개만 남아 있었습니다.
사람이 살던 냄새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돌아서려다가
현관 안쪽 바닥을 봤습니다.
얇게 먼지가 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 가까운 곳에
길쭉하게 지워진 부분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치 누군가 최근에 그곳에 서 있었던 것처럼.
발자국이라고 하기에는 형태가 흐렸습니다.
집주인이나 부동산 직원이 들어왔을 수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문을 닫기 직전,
한 가지가 더 보였습니다.
현관 안쪽 벽에 붙어 있는 센서등.
제 집과 똑같은 제품이었습니다.
아주머니가 문을 닫으려고 몸을 움직이자
등이 켜졌습니다.
탁.
그 순간 저는 이상하게
며칠 전 제 방 벽에 서 있던 긴 머리 그림자를 떠올렸습니다.
확인
그날 이후 저는 현관 센서등을 더 자주 확인했습니다.
잠들기 전에 문을 잠급니다.
보조 걸쇠를 겁니다.
화장실 확인.
창문 확인.
침대 밑 확인.
그리고 방 불을 끕니다.
현관 센서등이 꺼져 있는지 봅니다.
한 번.
두 번.
확인하고 나서야 누웠습니다.
침대 방향도 바꿨습니다.
더 이상 벽을 보고 자지 않았습니다.
현관이 보이도록 누웠습니다.
센서등이 켜지면 바로 알 수 있게.
처음 며칠은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제가 너무 예민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새벽.
눈을 떴습니다.
몇 시인지 보려고 휴대폰을 찾다가
현관 쪽이 밝다는 걸 알았습니다.
센서등이 켜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대로 멈췄습니다.
이번에는 가위에 눌린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몸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손가락도 움직였습니다.
저는 휴대폰 화면을 켰습니다.
새벽 3시 18분.
센서등은 계속 켜져 있었습니다.
평소라면 20초 안에 꺼져야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숫자를 세었습니다.
하나.
둘.
셋.
…
스물.
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서른.
마흔.
계속 켜져 있었습니다.
센서 앞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인지,
고장이 난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현관은 침대에서 보였습니다.
하지만 센서가 있는 바로 아래는
신발장 때문에 일부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 사각 안쪽에 누군가 서 있으면
침대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휴대폰을 들고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까 생각했습니다.
경찰을 부를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현관 아래쪽을 봤습니다.
문틈.
아무 빛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밖 복도 센서등은 꺼져 있었습니다.
집 안 센서등만 켜져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
배가 서늘해졌습니다.
밖에서 움직임을 감지한 게 아니었습니다.
집 안쪽에서 무언가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거의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그때—
신발장 쪽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습니다.
사각.
무언가 천천히 옷을 문지르는 소리.
첫날 밤,
제 머리카락을 만질 때 들었던 것과 비슷한 소리였습니다.
저는 휴대폰의 긴급통화 화면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센서등이 꺼졌습니다.
탁.
완전한 어둠.
저는 곧바로 모든 불을 켰습니다.
현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문 앞의 흔적
다음 날 아침
현관을 살펴보다 이상한 걸 하나 발견했습니다.
문 안쪽 아래.
흰색 도어 프레임 가까이에
검은 자국이 있었습니다.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길이였습니다.
어제까지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걸레로 문질렀습니다.
지워졌습니다.
먼지나 고무가 묻은 것 같았습니다.
별것 아닐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치가 이상했습니다.
바닥에서 약간 올라온 곳.
신발이 스친 자국이라기에는 조금 높았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도어락의 출입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사용한 기록 외에는 없었습니다.
그날 밤 누군가 비밀번호를 입력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안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문 안쪽 자국을 찍은 사진을 확대하다가
저는 이상한 걸 하나 봤습니다.
검은 자국 바로 위에
얇은 선이 세 개 있었습니다.
세로로.
손톱으로 긁은 것처럼.
그 자국이 언제 생긴 건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원래 있던 흠집일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까지
한 번도 유심히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날 저는 회사에 출근하면서
처음으로 집에 돌아오기 싫다고 생각했습니다.
맞은편 문
며칠 뒤였습니다.
밤 열한 시가 넘어 집에 돌아왔습니다.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계단 센서등이 켜졌습니다.
제 층에 도착했을 때
맞은편 집 문이 아주 조금 열려 있었습니다.
손가락 두 개 정도 들어갈 틈.
저는 계단에서 멈췄습니다.
며칠 전 직접 확인했습니다.
그 집은 비어 있었습니다.
혹시 새 세입자가 들어왔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안에는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계세요?”
대답이 없었습니다.
복도 센서등이 꺼졌습니다.
탁.
어두워졌습니다.
저는 움직였습니다.
탁.
다시 켜졌습니다.
맞은편 문틈 안은 여전히 새까맸습니다.
그 안쪽에서
무슨 냄새가 났습니다.
사람이 오래 살지 않은 방에서 나는
차갑고 먼지 섞인 냄새.
그런데 그 사이에
조금 이상한 냄새가 섞여 있었습니다.
젖은 머리카락 냄새.
샴푸하고 제대로 말리지 않은 머리에서 나는
축축한 냄새.
저는 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을 잠갔습니다.
걸쇠도 걸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집주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맞은편 공실 문이 열려 있다고.
몇 분 뒤 답장이 왔습니다.
“그럴 리 없는데. 오늘 아무도 안 들어갔어요.”
저는 다시 문을 열어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할 때 봤습니다.
맞은편 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마지막 밤
그 집을 나가기로 마음먹은 건 그날이었습니다.
계약이 남아 있었지만
돈보다 잠이 더 중요했습니다.
다른 집을 알아봤습니다.
짐을 조금씩 싸기 시작했습니다.
이사 날짜가 잡히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된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주의 어느 밤이었습니다.
저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모든 문이 잠겨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센서등도 꺼져 있었습니다.
방 불을 끄고
현관을 바라보며 누웠습니다.
한참 뒤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탁.
그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센서등이 켜지는 소리였습니다.
현관이 노란빛으로 밝아졌습니다.
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바로 시간을 봤습니다.
새벽 2시 47분.
불은 켜져 있었습니다.
저는 현관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습니다.
20초쯤 뒤.
꺼졌습니다.
탁.
그리고 3초 뒤.
탁.
다시 켜졌습니다.
누군가 센서 앞에서 조금 움직였다가
멈춘 것처럼.
또 20초.
탁.
꺼짐.
잠시 뒤.
탁.
다시 켜짐.
저는 그 순간 이상한 걸 깨달았습니다.
빛이 켜질 때마다
침대 맞은편 벽 아래에
조금씩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았습니다.
바닥 가까이에.
두 번째에는 조금 더 길었습니다.
세 번째에는—
사람의 머리와 어깨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숨을 멈췄습니다.
센서등은 현관 쪽에 있었습니다.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말은
빛을 가리는 무언가가
센서등과 제 침대 사이에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벽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림자의 머리가 길어졌습니다.
머리카락 같은 모양이 어깨 아래까지 내려왔습니다.
첫날 가위에 눌렸을 때 본 여자.
세 번째 밤에 벽에 비쳤던 그림자.
똑같은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가 자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눈도 뜨고 있었습니다.
몸도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그림자가 벽을 따라 조금 더 커졌습니다.
저는 현관 쪽을 보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벽의 그림자만 봤습니다.
그때 그림자의 머리가
아주 천천히 기울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고개를 옆으로 꺾는 것처럼.
그 순간 저는 침대에서 뛰어내려
창문 쪽으로 갔습니다.
방 불을 켰습니다.
천장등이 켜졌습니다.
현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센서등도 꺼져 있었습니다.
벽의 그림자도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날 밤 집 안에서 자지 않았습니다.
패딩만 걸치고 휴대폰과 지갑을 챙겨
24시간 카페로 갔습니다.
이사
짐은 낮에 옮겼습니다.
친구 두 명을 불렀습니다.
혼자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사기사님이 마지막 상자를 내리고,
저는 집을 한 번 둘러봤습니다.
빈방은 이상할 정도로 밝았습니다.
낮 햇빛이 들어오니
그동안의 일이 전부 과장된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침대도 없고,
책상도 없고,
옷도 없었습니다.
그냥 작은 원룸 하나였습니다.
나가기 전에 현관 센서등을 마지막으로 봤습니다.
꺼져 있었습니다.
저는 문을 열었습니다.
복도에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발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때 등 뒤에서
탁.
센서등이 켜졌습니다.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움직였으니까요.
저는 문을 닫았습니다.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났습니다.
삐빅.
철컥.
그대로 계단을 내려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말했습니다.
“야.”
제가 돌아봤습니다.
“왜?”
친구가 제 방 문을 가리켰습니다.
“안에 누구 있어?”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뭔 소리야?”
“방금 문 닫히기 전에.”
친구가 망설였습니다.
“안쪽에 사람 있는 줄 알았어.”
저는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뭐가 보였는데?”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그냥…”
잠시 말을 고르더니,
“현관 불 뒤쪽에 누가 서 있는 것처럼 그림자 지나갔어.”
저는 그 문을 다시 열지 않았습니다.
가위눌림은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면마비 중에는 사람의 형체를 보기도 하고,
목소리를 듣기도 하며,
몸을 누군가 만지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의 얼굴도,
머리카락을 만진 손도,
검은 네 사람도
전부 수면마비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날 밤 사람들이 집 안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들렸던 소리도
꿈이라고 하면 됩니다.
센서등도 오래된 전기장치의 오작동일 수 있습니다.
맞은편 빈집의 문도
집주인이나 부동산 직원이 잠깐 열어놓은 것일 수 있습니다.
현관의 검은 흔적도 원래부터 있던 것일 수 있습니다.
이상한 일은 하나씩 떼어놓으면
대부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설명하지 못한 순간이 하나 있습니다.
마지막 밤.
저는 분명 깨어 있었습니다.
몸도 움직였습니다.
휴대폰 시간도 확인했습니다.
현관 센서등은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했고,
그때마다 벽의 그림자는
조금씩 제 침대 쪽으로 길어졌습니다.
그 그림자가 진짜였다면—
빛과 벽 사이에는
무언가가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사하던 날,
그 이야기를 전혀 모르던 친구 한 명이
빈집 안을 보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안에 누구 있어?”
그 집을 나온 뒤로
저는 다시 가위에 눌린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생각합니다.
그게 정말 제 몸이나 수면의 문제였다면
왜 집을 옮긴 뒤에는
한 번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더 이상한 건,
마지막으로 그 집 문을 닫던 순간입니다.
저와 친구들은 모두 복도에 나와 있었습니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센서등은
문이 닫힌 뒤에도 한동안 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치—
누군가 아직 현관 안쪽에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처럼.
이 글에 대하여
이 작품은 온라인상에 공유된 경험담과 수면마비·자취 괴담 등 여러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창작적으로 각색·재구성한 현실공포 픽션입니다.
등장인물의 신상, 정확한 주소와 건물 구조, 시간, 사건의 순서와 세부 상황 등은 개인 식별 방지와 이야기적 완성도를 위해 변경·통합·창작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이나 실제 건물, 지역 주민 또는 특정 사건의 사실관계를 그대로 묘사하거나 단정하려는 목적은 없으며, 작품 속 인물과 상황은 현실의 특정 대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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