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등 아래 서 있던 여자
인천에서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저는 그 집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주 좋은 집은 아니었습니다. 역세권도 아니었고, 새 아파트도 아니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건 옆 빌라의 회색 벽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월세가 감당할 만했고, 회사까지 버스로 스무 분 정도면 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 혼자 살기에는 깨끗했습니다. 부동산 직원은 마지막으로 현관문을 닫으며 말했습니다. “여자 혼자 살기도 괜찮아요. 이 동네…
수원역에서 나를 한 달 동안 기다린 사람들
지금도 길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면 저는 걸음을 멈춥니다. “인상이 참 선해 보여요.” 별것 아닌 말입니다. 칭찬처럼 들릴 수도 있고, 흔한 종교 권유의 첫마디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을 들으면 상대의 얼굴보다 먼저 손을 봅니다. 그 사람이 혼자인지도 확인합니다. 그리고 아주 짧게라도 뒤를 돌아봅니다. 혹시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다른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