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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비즈니스부동산

농지개혁의 다음 질문|농지를 지키는 것만으로 농촌을 살릴 수 있을까

By seoulaura
9월 27, 2026 3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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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농지정책을 관통하는 기본 원칙은 분명하다.

농지는 농사를 짓는 사람이 소유하고, 농업 생산 기반은 가능한 한 보전해야 한다.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거나 농업경영 의사 없이 농지를 보유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농촌의 현실은 제도가 처음 만들어졌던 시대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농민은 고령화되고 있고, 부모의 농지를 물려받은 비농업인 상속자는 늘어나고 있다. 농사를 계속 짓고 싶어도 건강 때문에 경작을 중단하는 사람이 생기고, 일부 지역에서는 농지를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없는 상황까지 나타난다.

따라서 오늘의 농지 문제는 단순히 ‘자경이냐 비자경이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지금 현장에서 던지는 질문은 오히려 세 가지에 가깝다.

농지 투기와 농촌의 현실적 임대는 같은 문제인가

첫 번째는 농지 임대차 문제다.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형식적으로만 농사를 짓는 사례와, 수십 년간 직접 농사를 짓다가 고령이나 질병으로 경작을 다른 농민에게 맡긴 사례는 외형상 모두 ‘소유자와 경작자가 다른 농지’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두 경우의 경제적·사회적 성격은 상당히 다르다.

상속농지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남긴 농지를 물려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자녀가 농업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람도 많다.

따라서 향후 농지관리 정책에서는 단순한 소유·경작 여부뿐 아니라 취득 경위, 실제 이용 상황, 농지의 생산성, 임대 목적 등을 보다 세밀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처분을 요구한다면 ‘시장’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두 번째 쟁점은 농지 처분이다.

현행 농지법은 처분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농지의 감정가격 또는 개별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25%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재 수준만 보면 상당히 강하다.

그러나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려면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한다.

그 농지를 실제로 살 사람이 있는가.

인구가 감소하는 농촌의 토지시장은 수도권 부동산시장과 전혀 다르다.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가격을 낮춰도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세법상 비사업용 토지 여부 등 세금 문제가 더해지면 농지 소유자가 느끼는 처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농지정책을 처벌 중심으로 운영하기보다 농지은행의 매입·임대 기능, 농업인에게 토지가 이전되는 거래시장, 세제와 처분제도의 연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핵심은 간단하다.

정부가 농지를 이동시키고 싶다면 농지가 이동할 수 있는 시장도 만들어야 한다.

모든 농지가 동일한 생산수단인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세 번째 쟁점은 농지의 질적 차이다.

같은 ‘전(田)’이나 ‘답(畓)’이라도 실제 농업 생산성은 크게 다르다.

대규모 농기계가 자유롭게 들어가는 평야의 농지와 경사가 심하고 접근도로가 부족한 산간 농지를 동일한 경제적 자산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특히 인구감소 지역에서는 경작자가 사라지면서 오랫동안 방치되는 농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되는 것이 우량농지와 한계농지를 구분해 관리하자는 접근법이다.

농업 생산성이 높은 우량농지는 식량안보와 농업 기반 보호 차원에서 강하게 보전한다.

반대로 장기간 농업적 이용 가능성이 낮은 토지는 지역 여건에 따라 새로운 활용방식을 검토한다.

정부가 도입한 농촌체류형 쉼터도 이런 변화의 한 사례다. 농촌 생활인구를 늘리고 농업과 농촌생활을 함께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농지에 일정 요건을 갖춘 임시숙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향후에는 스마트농업, 농촌관광, 체류형 생활공간 등과 농지보전 원칙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더욱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농지개혁 2.0은 ‘보전과 활용’을 동시에 묻는다

농지 문제에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한다.

하나는 농지를 투기의 대상에서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다른 하나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농촌의 현실을 제도가 따라가야 한다는 요구다.

어느 하나를 포기하기보다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투기성 농지 소유에 대한 관리 강화와 함께 고령농에게는 합법적인 임대의 길을 넓히고, 상속농지에는 현실적인 정리 방법을 제공하며, 장기간 생산기능을 잃은 한계농지는 지역 실정에 맞는 활용방안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농지를 단순히 ‘소유해서는 안 되는 사람에게서 빼앗아 농민에게 돌려주는 문제’로만 바라보면 현재 농촌이 안고 있는 고령화, 인구감소, 토지시장 침체까지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앞으로의 농지개혁이 답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농지를 가지고 있느냐”를 넘어, “그 농지를 어떻게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들 것인가.”

대한민국 농지정책의 다음 단계는 어쩌면 이 질문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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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a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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