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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경제·비즈니스

2026년 엔화 환율이 싼 이유|일본 여행에서 시작한 엔저와 일본 경제 이야기

By seoulaura
9월 28, 2026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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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유튜브에서 일본 여행 영상을 보다가 한 문장이 귀에 들어왔습니다.

“요즘 엔화가 싸서 일본 여행하기 좋습니다.”

일본 여행 콘텐츠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문득 지금 엔화가 실제로 얼마나 싼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환율을 찾아봤습니다.

오늘은 2026년 9월 27일입니다.

일요일이라 외환시장은 쉬고 있고, 최근 거래일인 9월 25일 기준 엔화 환율은 100엔당 약 861원 수준입니다.

1,000엔은 약 8,600원.

10,000엔은 약 8만6천 원입니다.

정확히 1년 전 같은 날 100엔은 약 940원 수준이었습니다.

일본에서 10만 엔을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같은 시점의 환율에서는 약 94만 원, 현재 환율로는 약 86만 원입니다.

약 8만 원 차이가 납니다.

이 정도면 한국 여행자 입장에서 엔화가 싸졌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니 ‘엔화가 싸다’와 ‘일본이 싸다’는 같은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2026년 엔화 환율, 일본 물가는 정말 저렴할까

일본의 현지 물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습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2026년 8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1.9% 상승했습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지수는 1.7% 올랐고,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도 1.9% 상승했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물가 상승입니다.

최근 소비 상황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2026년 7월 일본의 2인 이상 가구 실질 소비지출은 전년 동월보다 3.6% 줄었습니다.

한 달의 통계만으로 일본 소비 전체의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지 가계가 느끼는 생활비 부담을 이해하는 데는 참고할 만합니다.

따라서 현재 일본 여행의 가격 매력은

‘일본 물가가 크게 떨어졌다’

기보다는

‘한국 원화로 엔화를 바꿀 때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는 쪽이 더 정확합니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올렸는데 왜 엔화는 약할까

현재 엔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일본은행은 2026년 9월 18일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1.25%로 높였습니다.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오랫동안 제로금리와 마이너스 금리의 나라로 알려졌던 일본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변화입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 직후에도 엔화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57엔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해당 통화의 매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왜 엔화는 크게 강해지지 않았을까요.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미국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일본은행보다 이틀 앞선 9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는 3.75~4.00%입니다.

일본 1.25%.

미국 3.75~4.00%.

일본이 금리를 올렸지만 두 나라의 금리 차이는 여전히 상당합니다.

외환시장에는 금리뿐 아니라 앞으로의 금리 전망, 물가, 경기, 재정정책과 글로벌 자금 이동이 모두 반영됩니다.

그래서 ‘일본 금리 인상 = 바로 엔화 강세’처럼 한 가지 공식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에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달러·엔보다 엔·원이다

엔화 기사를 읽다 보면 대부분 달러·엔 환율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한국 여행자나 한국 사업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환율은 엔·원입니다.

이 차이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9월 25일 기준 달러·엔은 약 157.2엔, 원·달러는 약 1,355원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한국 사람이 보는 100엔당 860원대라는 가격에는 엔화의 가치뿐 아니라 원화의 가치도 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엔화가 달러 대비 약해져도 원화가 그보다 더 빠르게 약해진다면 한국인의 일본 구매력이 크게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엔화가 약하고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해지면 일본 여행과 일본 상품 구매에서 체감되는 가격은 더 내려갑니다.

그래서 ‘엔화 전망’을 볼 때 일본은행만 보는 것은 한국인 입장에서는 절반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일본 경제와 엔·달러를 보고, 실제 내 원화 구매력을 생각할 때는 엔·원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100엔 861원이 여행비에 미치는 영향

여행에서는 환율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누적됩니다.

일본 현지에서 10만 엔을 사용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현재 수준에서는 약 86만 원입니다.

1년 전 같은 날의 환율을 적용하면 약 94만 원입니다.

차이는 약 8만 원입니다.

개인이 5만 엔 정도 사용하는 여행이라면 몇만 원 차이지만, 가족 단위로 숙박과 식사, 쇼핑까지 합쳐 30만 엔을 쓴다면 환율 차이는 20만 원을 넘게 됩니다.

물론 실제 여행비는 이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호텔 요금과 음식값이 올랐을 수 있고 항공권도 시기에 따라 크게 움직입니다.

환율만 보고 ‘지난해보다 일본 여행비가 8% 싸졌다’고 말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엔화 가격의 상품이나 서비스라면 한국인의 원화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여전히 많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2026년 8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309만8,900명이었습니다.

전체 방문객은 전년 동월보다 9.6%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만, 홍콩, 미국 등을 포함한 14개 시장에서는 8월 기준 역대 최고 방문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현상을 모두 엔저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 항공 노선이 많습니다.

짧은 일정으로 여행하기 쉽고, 음식과 쇼핑에 대한 접근성도 높습니다.

현재의 엔화 환율은 이런 기존 장점 위에 가격 매력을 하나 더 얹어주는 요인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엔저의 반대편에는 일본의 수입 부담이 있다

관광객에게 싼 엔화는 반갑지만 일본 경제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본은 에너지와 원자재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달러로 결제하는 상품이라면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같은 물건을 사는데 더 많은 엔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짜리 상품을 수입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달러당 120엔이면 1만2천 엔입니다.

달러당 157엔이면 약 1만5천700엔이 필요합니다.

상품의 달러 가격이 같아도 일본 기업이 부담하는 엔화 비용은 달라집니다.

물론 실제 수입물가는 국제유가와 상품가격, 계약조건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됩니다.

엔저 하나가 모든 물가 상승을 만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통화 가치가 약해질수록 해외에서 사오는 상품의 엔화 환산 비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구조는 분명합니다.

해외 사업을 하면 환율은 투자 뉴스가 아니다

여기서 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사업 쪽으로 갔습니다.

일본에서 상품을 매입하는 사람에게 지금의 엔화 약세는 원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 판매가격이 10만 엔인 제품을 매입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00엔이 1,000원일 때는 단순 환산으로 100만 원입니다.

100엔이 861원이라면 약 86만1천 원입니다.

같은 일본 가격인데 원화 원가는 달라집니다.

반대로 일본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한국 셀러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일본에서 10만 엔의 매출이 발생해도 원화로 환산하면 현재 약 86만1천 원입니다.

100엔이 1,000원인 상황과 비교하면 원화 매출은 줄어듭니다.

상품 매출이 그대로여도 한국에서 지급하는 원가, 광고비, 인건비 등이 원화라면 실제 마진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해외 사업에서는 상품가격만큼 환율도 중요합니다.

엔화 환율은 투자자만 보는 숫자가 아니라 사업자의 손익계산서 안에 들어오는 숫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엔화를 사야 할까

‘2026년 엔화 환율이 싸다’는 사실과 ‘앞으로 엔화가 오른다’는 전망은 구분해야 합니다.

과거 100엔이 1,000원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그 가격으로 돌아간다는 법은 없습니다.

반대로 지금의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도 없습니다.

일본은행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변할 수 있습니다.

원화 가치 역시 움직입니다.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상황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환율을 공부하면서 오히려 미래 가격 하나를 맞히는 데 집착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00엔이 800원이 되면 내 여행비는 어떻게 되는지.

900원이 되면 일본 판매 마진은 어떻게 바뀌는지.

1,000원이 되면 일본에서 상품을 사오는 원가는 얼마나 올라가는지.

그 정도만 계산해도 환율 뉴스가 훨씬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여행 유튜브 한마디가 경제 공부가 됐다

처음에는 일본 여행 영상이었습니다.

“엔화가 싸서 여행하기 좋다.”

그 이야기를 듣고 100엔 가격을 검색했습니다.

그러다 일본은행 금리를 찾아보게 됐고, 미국 금리까지 봤습니다.

일본 물가와 가계 소비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엔화와 원화가 제 사업의 매입원가와 매출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경제 뉴스가 재미없는 이유 중 하나는 숫자가 내 생활과 멀리 떨어져 있다고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100엔을 하나 잡고 따라가 보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환율은 여행할 때 카드로 긁는 금액과 연결되고,

사업을 하면 상품의 원가와 마진에 연결되고,

투자를 하면 자산가격과도 연결됩니다.

100엔에 약 861원.

숫자는 하나지만 여행자와 수입업자, 일본에 물건을 파는 사람에게 의미가 모두 다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경제 뉴스를 볼 때 가격 자체보다 이런 질문을 한 번 더 해보려고 합니다.

이 숫자가 움직이면 내 생활에서는 뭐가 달라질까.

의외로 돈 공부는 그런 작은 질문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자료 참고
2026년 9월 27일 작성. 환율은 최근 거래일인 9월 25일 기준. 일본은행, 일본 총무성 통계국, 일본정부관광국(JNTO),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개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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